2년 전 내 인턴 결과물을 보고 떠오른 디자인에 대한 소고

 

토이프로젝트 로쿠로쿠 개발이 완성된 직후, 17년 6월 ~ 8월 ©PLAYSOLUTION 인턴 결과물을 오랜만에 들춰보았습니다.



위 프로젝트는 ©PLAYSOLUTION(다른 이름 PoVi)에서 17년 여름방학 2달동안 인턴생활을 하며 만든 웹대시보드입니다. 영상은 실제 배포 후 구동되는 모습을 녹화한 것입니다. 하지만 사업 출시 직전이라 데이터는 모두 더미 데이터로 만들어진 것을 DB에서 끌어왔습니다.

저 당시에 저는 전산학에 대해 정말 아무것도 몰랐습니다. 다른 포스트에서 소개한 산업디자인학과 프로젝트 때문에 제대로된 코딩은 그 직전 학기에 처음해봤고 전산과 수업도 데이터구조, 알고리즘개론만 들은 후였습니다.

인턴 끝날 때까지도 앵귤러의 코어 구조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아쉽게도 저 프로젝트의 코드도 지금 가지고 있지 않아서 기억을 더듬기가 힘듭니다. 주석을 잘 달지 않는 것은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정말 꼬일대로 꼬였던 코드를 작성했던 것 같습니다. Python도 잘 모르는 상태에서 JS로 빠져서 콜백지옥에 들어가면서 멘탈도 함께 지옥에 빠졌습니다.

그정도로 모르는 상태에서 직원으로 들어가다니 무슨 심보냐 생각하실수도 있겠지만 저 인턴은 정식으로 면접을 보고 입사한 것이 아닌 카이스트에서 지원하는 방학동안 동문 스타트업과 학생 이어주기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월급도 다 학교에서 지급해주었죠. 회사에 가면 스스로 당당하지 못했습니다. 코딩 어린이가 어른들 사이에 껴있다고 할까요. 눈치보여서 지원해준다는 회사돈 안쓰고 제 돈으로 앵귤러 책 3권사서 이젠 다 잊었지만 이런저런 앵귤러 튜토리얼했었습니다.

상황이 그렇다보니 스트레스도 받고, 일부러 디자인을 팬시하게 만드려 했습니다. 웹UI도 인터페이스 디자인 수업 때 한번 해본 것이 다지만 더 매달려보았습니다. 글씨체 변화도 많고, 박스에는 무조건 그림자 넣고, Hover 관련 스타일 변화 엄청 넣고, 그래프에는 그라데이션 채우기 효과 넣고, 화룡정점으로 로그인 화면에서 로그인 버튼이 박스 밖으로 살짝 삐져나오게 했습니다.

디자이너 프로젝트 사이트인 비핸스에 많이 등장하는 스타일이죠… 당시에 거기랑 코드펜 뒤지면서 대시보드에 빈 공간만 보이면 또 어떤 특수효과 넣을까 찾아다녔습니다.



그리고 이번 만화사이트 로쿠로쿠 구동 영상입니다. 어떤가요? 좀 휑-한 느낌을 주는 것 같지 않나요. 전반적으로 만들면서 든 생각은 “뚜렷하게 필요하지 않으면 넣지 말자”였습니다. 그러면서 좀 아쉽게 된 것은 단순히 UI의 문제가 아니라 서비스의 구조 자체도 의도적으로 단순화시켜버린건가 생각이 듯 것입니다. 비록 PoVi 대시보드는 2달 걸렸고 이 사이트는 2주가 걸렸지만 개인적으로 여기에 훨씬 공들였다고 생각했는데, 로쿠로쿠를 배포하고 PoVi 영상을 보니 “저게 더 잘한 것 같은데?” 생각이 스친겁니다. 심사숙고해서 아무것도 안한 것은 그냥 아무것도 안한 것이랑 같네하고 내가 당연하게도 바보였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러 효과들이 필요없다고 생각되면 넣지말자고 안 넣었는데 만들고나니 좋은 경험을 주지 못하는 걸보면 제가 좀 놓치고 있었구나 싶네요.

2년동안 디자인 트렌드를 전혀 찾아보지 않았었는데 이번 실패를 통해 정리하고 방향을 다시 잡아봐야겠습니다. 일단은 요즘 핸드폰이 대부분 크고 시야각이 충분하다보니 컨텐츠의 공간으로 잡는데에 집착하지 않고 고정 메뉴로 공간을 잡는다던가 Depth를 넣을대로 넣어보는 시도도 있는 것 같습니다. 여러모로 알아봐야 할 것이 늘어났습니다.